Hot Trend

오묘하고 미묘하게, PURPLE OR PINK

박찬 기자
2022-03-23 14:33:00
[박찬 기자]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인 팬톤(Pantone)은 2000년부터 해마다 트렌드를 이끌어갈 ‘올해의 컬러’를 정의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오직 뷰티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데, 패션 및 인테리어부터 소품 및 인쇄까지 라이프스타일 곳곳에 완연히 스며들어 새 시대를 이룩하기 때문.
그렇다면 2022 봄 여름 시즌을 대표하는 컬러는 무엇일까. 이에 맞춰 팬톤은 뉴욕 패션 위크 이벤트의 일환으로 S/S 시즌 트렌드 컬러를 발표했다. 컬러군의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색감적 요소가 특히나 눈에 띈 시점. 강렬한 핑크 이누엔도(Innuendo)&역동적인 퍼플 달리아(Dahlia)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런웨이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건네듯, 이색적인 향취로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사실 봄 여름 런웨이에 있어서 핑크와 퍼플 컬러만큼 돋보이는 색감도 없겠지만, 이번 컬렉션에서 유독 그 존재감이 도드라진 이유는 소재적인 범위가 훨씬 다채로워졌기 때문. 그 덕분에 느슨해졌던 캣워크 위에는 달콤하고도 날 선 경쟁이 시작됐으며 영롱한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했다.
MSGM
마시모 조르제티(Massimo Giorgetti)의 MSGM은 소박하면서도 부드러운 색감의 컬렉션을 준비했다. 그가 평소 선호하는 포근한 색감에 매니시한 드레싱과 체커보드 패턴 등 이색적인 디테일링을 함께 덧댄 모습.
CHANEL
80년대 샤넬 쇼로 돌아간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는 이번 시즌 놀라운 궤적을 그려냈다. 파스텔 핑크 안에서 브랜드 아카이브 아이템들을 재조명한 그. 올드 샤넬의 팬들이 선망했던 쇼피스들을 새로이 재회할 수 있었던 순간.
VALENTINO
그런가 하면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의 발렌티노는 퍼플 컬러에서 쿠튀르적 가치를 되찾은 듯 했다. 가볍고 경쾌한 드레이핑 위에 페미닌한 소재&디테일을 더해 과거 60년대 컬렉션의 향수를 자극한 그.
BLUMARINE
이번 시즌 Y2K 신드롬에 앞장선 블루마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브로그나노(Nicola Brognano)는 고유의 여성스러움에 주목해 신선한 분위기를 더했고, 발견하지 못했던 관능미를 자극해 발군의 쇼피스를 그려냈다. 그 안에서 핑크 컬러의 활약이 특히나 도드라졌음은 물론이다.
LOEWE
로에베 컬렉션을 마주한 이들의 반응에 당황스러움이 역력하다면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전략이 잘 들어맞은 거다. 그는 “우리는 대유행을 겪었고, 이젠 다르게 극복해야 한다”라며 실험적 가치에 주목했다. 쇼피스들 또한 그 가치에 기꺼이 동참한듯했다. 소프트한 퍼플 컬러 위 펼쳐진 슬리브리스 원피스, 오프 숄더 등이 돋보인 순간.
ANNA SUI
이번 시즌 안나수이는 MZ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했음이 분명했다. 그가 사랑하는 트로피컬 키워드 위에 네온 핑크 꽃무늬 쇼츠, 카프탄 드레스 등 캐주얼한 아이템군이 새로움을 더한 것. 안나수이 특유의 판타지 무드가 이색적인 세계관과 맞닿은 시점이다.
JACQUEMUS
쟈크뮈스의 ‘LE SPLASH’는 컬렉션은 패션계 인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그가 단행한 하와이안 캣워크에는 핑크, 에메랄드, 블루 등 각종 비비드한 색감 위 쇼피스가 줄줄이 새겨졌다. 가벼우면서도 분방한 드레싱이 바캉스에 대한 욕구를 이끌어낸 모습.
ROKH
한국 디자이너 황록은 ‘영 페미닌’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쇼피스를 그려냈다. 특히나 라벤더 컬러의 브라 톱&글러브가 그 의미를 더했는데, 페미닌함에 주목하면서도 트렌드 컬러 및 캐주얼한 디테일링은 잃지 않은 모습.
ETRO
베로니카 에트로(Veronica Etro)는 아이템의 텍스처와 패턴을 통해 내향적 실험에 몰두했다. 페미닌한 쉬폰 드레스부터 시작해 캐주얼한 트랙 팬츠&버킷햇까지, 각각의 쇼피스에는 브랜드 아카이브인 페이즐리 패턴이 새겨져 담백한 멋을 담아냈다. (사진출처: 보그 US 공식 홈페이지, 쟈크뮈스, 미우미우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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