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한현민 “2020년 탐나는 타이틀? 선한 영향력 미치는 ‘패션의 아이콘’ 되고파”

이진주 기자
2020-07-24 14:20:49

[이진주 기자]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이 결코 고통이 아닌 축복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열여섯 살 소년, 한현민. 검은 피부, 곱슬머리, 긴 팔과 다리. 그의 남다른 아웃풋은 쉼 없이 터지는 플래시 속 길게 펼쳐진 화려한 무대를 거닐게 했다.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스무 살의 그는 더 이상 풋풋함이 아닌 번듯함이 묻어난다.

국내 최초 흑인 혼혈 모델로 데뷔한 그는 등장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 등 세계적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어 솔직함과 남다른 예능감으로 방송계까지 접수한 그는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 세계무대를 목표로 달려갈 일만 남았다.

이번 화보 촬영에서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하듯 독기 어린 눈빛과 패기 넘치는 애티튜드로 한현민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증명해 보였다. 또한 콘셉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화려한 조명 속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독보적인 피지컬과 장엄한 포스로 무한 소화력을 발휘했다.

Q. bnt와 세 번째 만남이다. 소감이 어떤지

“오랜만에 bnt와 함께 촬영해서 즐거웠고 매번 다양한 콘셉트로 찍을 수 있어 뜻깊다. 특히 첫 번째 콘셉트는 배경 조명도 색조 화장도 처음 시도해봐서 신선했다”

Q. 올해 스무 살이 되었다. 10대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는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성인이 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전보다 조금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다(웃음)”

Q. 대학 진학은 어떻게 되었나

“대학은 아직 진학하지 않았지만 캠퍼스 로망이 가득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다. 또 모델 일을 5년째 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 배워보고 싶고 관심 있는 연극영화과를 전공으로 하고 싶다”

Q. 작년 목표였던 운동은 얼마큼 실현되었을까?

“작년에는 운동으로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어봤다. 그런데 SBS ‘정글의 법칙’을 촬영하면서 살이 엄청 빠져 원상태로 되돌아왔다. 다시 운동하려고 보니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않아 핑계 겸 잠시 쉬고 있다(웃음)”

Q. 이른 입대를 원한다고 했다. 예정된 시기가 있을까?

“막상 스무 살이 되니까 어느 시기에 가야 될지 모르겠더라. 올해 신체검사는 받을 예정이고 때가 되면 지원하려고 한다”

Q. 독립생활은 어떤지

“독립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간다. 물론 열심히 지내고는 있지만 역시 집 나가면 고생인 것 같다(웃음). 전에는 즉석식품을 쟁여두고 먹었는데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밥도 지어 먹고 요리해 먹기 시작했다”


Q. 2019년부터 1년 넘게 Mnet ‘엠카운트다운’ 진행을 맡아오고 있다. 발전된 부분이 있다면?

“음악방송 MC를 하게 될 줄도 몰랐지만 이렇게 1년 넘게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함께하는 (이)대휘와 즐겁게 하고 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어눌했던 말투가 ‘엠카운트다운’을 하면서 발음까지 좋아졌고 생방송이다 보니 순발력도 굉장히 늘었다(웃음)”

Q. MBC every1 ‘대한외국인’에 출연하는 외국인 중 가장 한국인스러운(?) 멤버를 꼽자면?

“샘 오취리 형이 방송을 오래 하기도 했지만 한국 정서가 몸에 배어있다. 다른 외국인들과 다르게 형들 보면 깍듯이 대하고 사람 자체가 굉장히 젠틀하고 멋있다”

Q.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초교 시절 편견 없이 대해준 담임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은사님처럼 기억되는 은인이 또 있을까?

“기억에 남기 보다는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도와준 분들과는 자주 보고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다. 방송 이후 은사님과도 가끔씩 안부를 여쭙고 연락하며 지낸다”

Q. 유튜브 ‘한현민의 마이웨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

“영상 콘텐츠에 크게 생각은 없었는데 아레나 매거진 측에서 패션 콘텐츠 채널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왔고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채널명에 쓰인 ‘마이웨이’는 ‘마이 런웨이’에서 파생해 만들었다”

Q. 콘텐츠 기획에도 참여하나

“쟁쟁한 유튜버들 사이에서 신선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패션 아이템 추천, 집들이, 먹방 ASMR 등 패션뿐 아니라 다양하게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Q. 출연하는 프로그램 모니터링은 꾸준히 하나

“부끄러워서 잘 못하지만 간간이 하고 있다. 흥이 많은 편인데 방송만 하면 소극적으로 변해서 이 부분을 개선해야겠다고 느낀다. 또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Q.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봤기 때문에 큰 욕심은 없다. 그래도 유일하게 챙겨보는 방송 프로그램은 SBS ‘미운 우리 새끼’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보여주는 게 좋더라. 또 MBC ‘나 혼자 산다’도 출연은 원하지만 나 말고도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나(웃음) 때를 기다리고 있다”

Q. 게임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게임 분야로 진출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게임은 좋아할 뿐이지 잘하는 게 아니다(웃음). 지금은 하는 것들을 열심히 해도 모자라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들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Q. 작년 버거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어 ‘마이콜’ 캐릭터를 찰떡 소화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직접 녹음하고 기타 치는 시늉도 하는 광고는 처음이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캐릭터가 비슷해서 ‘아기공륭 둘리’의 마이콜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그래서 캐릭터에 부정적이기보다 긍정적으로 잘 소화한 것 같아 좋았다”

Q. 찍어보고 싶은 광고가 있을까?

“남자들의 로망인 면도기? 또 고등학생 때 자동차 ‘벨로스터’ 광고를 촬영했지만 당시엔 면허가 없었다. 이제는 면허도 생겼으니 직접 운전하며 멋있게 자동차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웃음)”


Q. 2017년 미국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 2019년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추가로 탐나는 수식어가 있다면?

“패션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고 또 옷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코로나19로 ‘2020 F/W 서울패션위크’가 전면 취소되었다. 모델로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굉장히 아쉽고 몸이 근질근질하다. 상황이 빨리 나아져서 얼른 쇼에 올랐으면 하지만 무엇보다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다”

Q. 오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어린 나를 믿고 지지해준 디자이너 선생님들 쇼에는 다시 한번 서고 싶다. 또 전에 YCH 레오파드 퍼 재킷을 입고 찍은 화보가 반응이 굉장히 좋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윤춘호 선생님 쇼에도 올라보고 싶다”

Q. 모델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

“전에는 남들과 다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걸 떠나서 어린 티를 벗은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승부하고 싶다. 아직 조금 더 노력해야겠지만(웃음)”

“스스로 프라이드가 높은 편이라서 아쉬운 점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굳이 그런 곳에 머리를 쓰고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한다”

Q. 이른 나이의 데뷔로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일찍 데뷔하니 조바심이 생긴다. 금세 잊힐까 싶은 두려움과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

Q. 그렇다면 해소법은?

“생각을 안 하는 게 가장 좋더라. 지금 당장을 즐기다 보면 시간이 또 흘러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루살이가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살듯이(웃음)”

Q.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원래 매사 긍정적인 성격인가?

“어머니가 낙천적인 분이셔서 부정적인 생각을 잘 안 해봤던 것 같다”

Q.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하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캠핑과 서핑에 빠져 있다”

Q. 가장 친한 동료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건 (이)호원이 형이다. SBS 드라마 ‘힙합왕 – 나스나길’을 촬영하면서 확 친해졌다. 주인공인 형과 제일 친한 친구 역을 맡았는데 형이 연기 호흡을 많이 맞춰주고 도와줬다”

Q. 이상형

“많이 덤벙대는 성격이라서 잘 챙겨주고 나에게 좋은 영감이 될 수 있는 연상을 좋아한다”

Q. 스무 살의 마음가짐

“중학생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다. 친구들 놀 때 일하고 학교도 잘 못 나가서 스무 살은 후회 없이 즐기고 싶고 또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

Q. 추구하는 스타일링

“영 스트리트 룩을 지향한다. 또 키가 큰 편이라서 구두보다는 스니커즈를 주로 신는다. 개인적으로 구두는 어른스러운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중년이 되어서야 신을 것 같고 지금은 나이에 맞게 스니커즈를 즐겨 신고 있다”

Q. 모델로서 최종 목표

“패션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서 나만의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좋게 봐주고 큰 사랑 주셔서 덕분에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한현민이 될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윤호준
의상: 뮌(MUNN), sacai by YOOX, 모호(MOHO), 캘빈클라인
슈즈: 프로스펙스, 컨버스
모자: 빈스모크
아이웨어: 프론트(Front)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스타일플로어 하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예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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