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내일이 기대되는 얼굴, 윤종석

2019-04-02 12:02:09

[이혜정 기자]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사람.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좋은 수식어 중 하나가 아닐까. 매번 같은 이미지라 다음이 기대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그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사람. 불현듯 우리 앞에 나타난 배우 윤종석 역시 내일이 더 기대되는 얼굴이다.

2017년 데뷔 이래 고등학생부터 빙의 된 신부, 호위무사에 이르기까지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여주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슈퍼 루키로 자리 잡은 윤종석. 인기를 얻는 배우가 되기 이전에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에서 올곧은 그의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트렌드에 맞는 패션 감각과 카메라 앞에서 당당한 애티튜드,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과 진지한 태도, 다양한 역할을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는 비주얼까지. 이제 막 도약을 한 배우 윤종석이 가지고 있는 보물같은 자질이 눈에 띄었다. 윤종석이 보여 줄 내일은 어떨까. 내일 마주하게 될 그의 얼굴이 너무나도 기대됐다.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 작업을 안 한 지 좀 오래됐었다. 이번에 bnt와 촬영을 하게 되면서 이전에 찾아봤던 bnt 화보를 떠올려봤더니 굉장히 색다르게, 재미있게 촬영한 작업이 많더라.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굉장히 즐거웠고 스튜디오도 예뻐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근황

“최근에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가 종영해서 인터뷰를 몇 건 했고 이제야 좀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모님도 뵈러 다녀오고 지금은 쉬면서 지내고 있다”

Q. 2017년 데뷔를 한 신인 배우 윤종석. 연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내가 나온 한예종은 입시를 준비할 때부터 워낙 연기로 유명했던 학교였고 내가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학교 중 한 군데였다. 그만큼 준비를 열심히 했었고 열심히 하다 보니 운이 좋게 합격을 하게 됐다”

“학교에서는 워낙 출중하고 연기를 잘하시는 선배들이 많아서 위축도 되고 힘들기도 했었는데(웃음) 적응하고 다니다 보니 재미있더라.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그 마음을 생각하며 버텼던 것 같다”

“내가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글을 쓰고 싶었고 그런 행위를 통해서 남들에게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다. 표현된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더라. 좋은 영향을 받고 건강한 기운을 받아가는데 그중에서도 연기라는 건 예술 분야 중에서도 복합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를 쓰면 글을 볼 수 있지만, 연기는 글도 보이고 소리도 들리고 음악도 들리고 화면도 보이지 않나. 연기는 내가 원하는 걸 표현할 수 있는 복합적인 매개체라고 생각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고, 내가 정말 힘들 때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사람한테 나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지, 좋은 이야기를 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Q. 소속사 대표님이 8개월간 러브콜을 보냈다고. 거절했던 이유가 있을까

“거절의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었다. 남들 앞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다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다. 준비되지 않고,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은 남들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릴 적부터 중요하다고 배워와서 겁이 많이 났었다”

“메이저 현장은 프로들이 활동하시는 분야라 내가 누가 될 수도 있어서 걱정했었다. 싫어서 피했던 건 아니고 겁이 나서 도망친 거지. 그런 내 모습을 지금 대표님이 좀 지긋하게 바라봐 주셨다. 오랜 기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한 신뢰를 표현해주셔서 마침내 지금 회사와 인연이 닿게 됐다”

Q. 브라운관 첫 출연작인 OCN 드라마 ‘구해줘’ 에피소드

“독립영화, 단편영화보다 나를 보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정말 겁을 많이 먹고 걱정을 했었다. 사투리까지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더 불안하고 어려웠다. 사투리 선생님에게 1:1 과외를 받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어주셔서 더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Q.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정말 얄미운 친구, 내 주위에 있을 것 같은 리얼한 연기로 호평받기도. 어떤 표현에 중점을 뒀는지

“원래 내 성격이 장난기도 많고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여과 없이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감독님이 정말 좋으신 분이라 분위기 자체를 편하게 만들어주셨다. 일례로 어느 장면을 찍을 때 카메라를 세팅해 두고 멀리 가 계시더라. 나를 포함해 당시 출연하던 배우들은 아직 슛이 들어간 줄 모르고 자유롭게 놀 듯이 연기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방송으로 나간 적도 있었다(웃음).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른 채 리허설하듯 정말 노는 것처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나에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일상에서는 옷을 여밀 때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고 버벅댈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모습까지 여과 없이 나오더라. 자연스럽고 재미있었다”

Q. 톱배우 손예진을 비롯해 정해인 등 화제가 되는 출연진들과 함께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내가 경험해 본 현장 중에 가장 시간상으로 여유롭고, 편안했다. 정말 즐거웠고 재미있는 현장이었다. 낯설고 적응이 안 되는 현장이라면 내 생각이나 의견을 이야기하기가 힘든데, 여기서는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일하기보다는 놀러 간 느낌이었다. 손예진 선배님이야 워낙 잘하시는 분이라(웃음) 나는 감독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해인 씨도 현장에서 무언가를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 나도 많이 배웠던 것 같다”


Q. 이후 OCN 드라마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 감독님을 뵀을 때 역할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었는데 ‘안녕하세요 감독님’ 하자마자 ‘네가 (최 신부)하면 될 것 같아. 정말 어려운 역할이야.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정신이 나간 사람도 아니고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야라고 설명을 해주시더라. 원래 내가 김홍선 감독님의 팬이기도 했다. 첫 부마자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지금껏 보지 못한 캐릭터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참고했다. 동물들의 자세나 표정도 보고 영화에서도 레퍼런스를 받아오고 여러 가지 스포츠에서 오는 자세들도 연구했다. 최 신부가 빙의된 후의 여러 자세는 볼링에서 공을 던지기기 직전의, 구부러진 자세에서 따왔다”

“최 신부를 연기하면서 거북목이 생길 정도였다. 어깨도 굽고, 팔도 한쪽으로 돌려야 하고. 연기할 때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자세가 원래대로 돌아오더라. 그 기괴한 자세의 연습을 정말 오랫동안 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구부정해지고, 습관이 되더라. 연구가 많이 필요했지만, 이 연기를 통해 나를 알아봐 주실 때는 정말 감사했다. 작품 스토리상 내가 맡은 최 신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많은 분이 나를 기억해주신 것 같다. 나 역시 시청자가 돼 재미있게 즐겼다”

Q. 극 중에서 함께 한 김동욱과의 일화도 인상적이더라. 같은 학교 선배라 만난 적이 있었다고

“1학년 때 ‘젊은 연극제’라는 축제가 있는데 그때 학교 선배로 처음 뵀다. 나중에 열심히 해서 꼭 같이 연기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만두지 말고 꼭 같이하자’라고 해주셨다. 그리고 ‘손 더 게스트’에서 만났다. 나를 보시더니 ‘우리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고 하시더라(웃음). 나를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Q. 이어서 사극으로 새로운 모습까지. 정말 쉴 새 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데 tvN ‘왕이 된 남자’는 김희원 감독의 작품이라 자원했다고

“김희원 감독님은 우리 학교 동문이시다. 그래서 친근하기도 했고 감독님이 찍으셨던 이전 작인 ‘돈꽃’ 등의 작품들을 보면 정말 재미있고 멋있더라. 감독님과 함께하면 즐거울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차에 기회가 닿아 오디션에 지원했다. 감독님 역시 나한테 ‘종석 씨랑 함께 하면 즐거울 것 같은데? 그런데 호위무사 캐릭터는 어렵고 힘들고 고단하다. 그런데도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 무조건 가능하다고 했다(웃음). 당돌함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심지어 ‘저랑 하면 이 작품 정말 잘 되실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 내 열정과 패기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Q, 사극 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일단 가장 어려운 점은 절제였다. 이전 작품들은 표출하는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절제가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 많았다. 카메라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 그 자리에 이유 없이 서 있지는 않지만, 정확히 자리 잡고 있는 그런 상태를 만들기가 힘들었다. 반대로 승마와 액션은 재미있었다”

“호위무사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턱을 내밀면 조금 더 강단 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최 신부의 자세는 볼링에서 찾았다면 호위무사는 기린이나 꽃,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 같다”

Q. 여진구와 브로맨스를 보여줬고 마지막에는 죽음을 맞으며 극에서 하차했는데. 여진구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만나기 전부터 워낙 베테랑이라고 들어서 정말 기대를 많이 했다. 들리던 이야기처럼 역시 이 친구는 1인 2역을 정말 완벽하게 소화하더라. (여)진구 씨의 연기를 보며 굉장히 많이 배웠고, 현장에서 어떤 태도로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Q. 작품을 하며 윤종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다면

“물론 다 좋았다. 연기는 모두 다 잘하시니까 이를 제외하면, 나 혼자 낯을 가리고 있을 때 제일 먼저 다가와 주신 분이 이규한 선배님이다. 나한테 엄청 살갑게 대해주시고, 밥도 항상 같이 먹었다. 현장에 가면 제일 먼저 규한 선배를 찾을 정도였다. 내가 밥을 사려고 하니까 ‘나중에 네가 선배가 되면 후배에게 잘 해 줘라’고 하시더라. 그런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느꼈다. 연기 이외에 일상에서 배우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에 답을 주셨다. ‘규한 선배처럼 하면 정말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

“아직 안 해 본 게 많아서 가리지 않고 다 해 보고 싶긴 하다(웃음). 그중에서도 최근에 관심이 가는 건 코미디, 시대극, 멜로. 내가 장난기가 있기 때문에 코미디에 잘 어울릴 것 같다(웃음)”


Q. 그렇다면 멜로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

“시켜만 주신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분이든 감사하다. 시켜주신다면 주변의 연인들을 보고 연구하기 시작할 예정이다(웃음). 예전부터 생각해 온 그림 중 하나는 학원물에서 나오는 지질한데 진심으로 여자에게 다가가는 그런 스타일을 연기해보고 싶다. 뒷자리에 앉아서 공부만 하지만, 전학 온 여학생을 사랑하게 되는(웃음). 그 학생이 내 옆자리에 앉고 책을 같이 보고, 노트 필기도 해 주고…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사랑이 싹트는 그런(웃음)”

Q. 연기하며 슬럼프가 온 적도 있을 것.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작품이 끝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주로 슬럼프가 찾아온다. 처음에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서 혼자 힘들어하곤 했다. 나 자신을 계속 되돌아보고, 단점만 찾아보게 되더라. 그런 상황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림도 그리고, 걷기도 하고, 볼링도 치고 다른 취미 생활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극복하는 편이다. 최대한 쉬지 않고 많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찾아가고 싶다”

Q. 연기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내 나름대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그림이다. 혼자 그림을 많이 그리곤 한다. 보통 내 얼굴을 그리는데, 아주 디테일하게는 그리지 못하지만, 추상화나 현대미술처럼 얼굴을 많이 변형해서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그린다. 창피한 수준이라 아직 SNS든 어디든 업로드 하거나 공개한 적은 없다. 언젠가는 조금 더 다듬어서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패션에 관심이 많은, 옷 잘 입는 배우로도 유명하지 않나.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 있다면

“맞다. 옷을 정말 좋아한다. 이것저것 입어보기도 좋아하고. 불러주신다면 패션위크에도 참석해보고 싶고 화보도 더욱 다양하게 찍어보고 싶다. 포즈 연습도 집에서 많이 했다. 그리고 나는 패션 스타일링을 할 때 이상한 데서 오는 포인트를 좋아한다. 단정한데 한 부분의 컬러가 튄다거나 등의 포인트를 중요시한다”

Q. 힘이 되는 동료

“힘이 되는 동료로는 박종환, 조기성. 형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형들과는 사실 서로 해결책을 얘기하기보다는 옆에서 말없이 들어주는 리스너 성향이 강하다. 셋 다 그런 편이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경우가 있다. 서로 그렇게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것 같다”

Q. 이상형

“굳이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그럼 사람. 편안한 사람을 좋아한다”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에게 관심을 주시는 게 정말 감사하면서도 무섭다. 나 스스로 강박을 많이 주는 성격이라 아주 사소한 태도부터 바꾸게 되더라. 예를 들면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이런 사소한 것들부터 더욱 철저하게 자기 검열을 하게 됐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여기서 더 유명해지지 못하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고 싶다. 배우 이전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Q. 2019년 목표

“요즘은 영화에 관심이 생겨서 ‘왕이 된 남자’를 끝내고 영화 오디션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는 꼭 영화를 해보고 싶다. 장르, 배역, 역할의 크기 모두 상관없다. 올해는 영화에서 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권해근
의상: 클리프, 유니온오브제, 뷔엘, 논메인스트리머, 23앤24
액세서리: 오드콜렛
슈즈: 엑셀시오르, 팀버랜드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헤어: 에이바이봄 재황 부원장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지선 디자이너
장소: 아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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